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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혈우병 잘못된 상식 바로잡기

이재성 기자 / scmdnews@hanmail.net
승인 19-09-23 12:37 | 최종수정 19-09-23 12:37  
 

혈우병은 전 세계에서 1만 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2,000여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다. 혈액 내에 있는 혈액응고인자가 결핍 또는 부족한 경우 발생한다. 출혈이 멈추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혈이 되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며, 아직까지는 완치방법이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지만, ‘유전만으로 발병된다’, ‘남자에게서만 발생한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아직까지도 많다. 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우병 치료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사진)와 함께 혈우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다.

 

● 혈우병은 유전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혈우병은 유전자의 선천성,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여러 응고인자 중 하나가 결핍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우병은 결핍된 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8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A, 9번 응고인자 결핍증은 혈우병B로 불리며 이 둘은 X염색체 연관질환이다. 흔히 성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30%의 환자는 가족력 없이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이외에도 11번 응고인자 결핍증인 혈우병C와 폰빌레브란트병(가성혈우병)의 경우는 X염색체가 아닌 상염색체 관련된 다양한 양식으로 유전되며, 그 외 다양한 응고인자 결핍증이 있다.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가 혈우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혈우병은 선천성으로만 발생한다?
혈우병은 드물지만 후천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우병은 선천 혈우병이다. 선천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생기지는 않고, 단지 중증이 아닌 중등증이나 경증의 경우 어른이 되어 진단이 될 수 있다. 후천성 혈우병은 이와는 다른데,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성되어 혈액응고인자를 방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인 선천 혈우병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령에 과거력, 가족력 없이 급성 출혈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 혈우병은 남성 환자만 있다?
혈우병은 아주 드물지만 특별한 기전으로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혈우병은 X염색체 관련 열성 유전이므로 환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은 보인자다. 이렇게 특별하게 나타나는 여성혈우병의 경우 대개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출혈 경향을 보이는 여성에서 의심해볼 수 있다.


● 모든 혈우병 환자는 상처가 나면 무조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혈우병에 대한 큰 오해가 혈우병 환자라면 모두가 무조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족한 응고인자 이외에도 우리 몸에는 여러 지혈 관련 물질과 기전이 존재하므로 상처가 생기면 일부 지혈 및 응고반응은 정상적으로 일어나 지혈이 되지만, 다만 출혈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또 혈우병은 다른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환자마다 증상의 정도가 다른데, 혈액응고인자의 활성도에 따라 중증, 중등증, 경증으로 나눈다. 출혈 정도와 빈도도 이 활성도에 따라 다양하다.
중증 혈우병 환자는 가벼운 출혈뿐 아니라 근육이나 관절 내의 자발적 출혈과 생명을 위협할만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중등증 혈우병 환자는 자발적 출혈이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외상 이후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증 혈우병 환자는 수술이나 큰 외상 이후에 주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주된 출혈 증상은 바로 근골격계 출혈이다. 이러한 출혈로 관절병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반복적인 관절 출혈은 장기적으로 만성적 통증과 관절 기능 악화를 동반한 비후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이는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 혈우병 환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혈우병 환자도 꾸준한 관리 및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혈우병은 유전자 결함에 의한 혈액응고인자 결핍증이므로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한다. 우리나라는 응고인자 공급이 안정적이고, 보험 인정 기준이 향상되어 최근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또한 평균 수명도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최소한의 혈액응고인자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2~3회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에 제한점도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신약들이 출시 또는 출시 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피하주사 제제, 4주 간격 투여 제제 및 유전자 치료제로 본원에서도 활발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 혈우병 환자는 수술을 받을 수 없다?
아니다. 혈우병 환자들도 필요한 경우 당연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혈우병 환자에게 부족한 혈액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하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다만 수술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혈액응고인자 제제의 용량이나 투여 용법 조절이 중요하다. 경증 환자는 수술 전 검사에서 혈우병이 진단되기도 한다. 수술 전 혈액응고인자의 결핍 상태나 개인 간 약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수술 후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혈우병은 완치가 안 된다?
맞다. 아직까지는 혈우병을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현재 혈우병 치료는 부족한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하여 출혈을 예방하고 지혈시키는 것이지 근본적인 완치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결함된 유전자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완치를 위한 노력도 계속 되고 있다. 또한 후천성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자가항체로 인해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면역억제요법 등으로 자가항체에 대한 치료를 하면 완치의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는 소아부터 성인까지의 모든 혈우병 환자를 진단, 치료하고 있다. 난치 질환인 혈우병의 치료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지난 2017년에는 혈우병 진료 매뉴얼을 발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항체환자를 대상으로 한 면역관용요법이나 다양한 신약 임상, 유전자 치료 등 혈우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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